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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새해 새 마음

새해가 밝았다. 가속이 붙었던 연말을 보내고 이제 숨을 고른다. 그동안 옆에 밀어 놓았던 책을 집는다. 내면의 세계로 침잠한다. 로버트 그린의 ‘인간 본성의 법칙’ 제11장 Grandiosity(과대망상의 법칙)를 읽었다. 최근 책 두 권을 출간한 후 많은 축하 인사를 받았다. 한마디로 “Amazing” 하다는 인사였다. 잠깐 우쭐했고 황홀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서 땅에 발을 단단히 심었다.     출판기념회 때 딸아이가 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했다. “오늘 우리 엄마의 성취는 모두 여러분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엄마 곁에 당신들이 있어 주어 그녀는 행복했고 오늘이 있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고맙고도 적절한 인사였다. 그렇다. 사실이다.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에는 당신들과의 교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싶은 성향이 있다. 어떤 점에서 내가 남보다 우월하다고 느끼고 싶은 욕구는 지능일 수도 미모나 매력일 수도, 인기일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어야 우리는 도전하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기에 이런 성향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과대망상에 걸리면 현실적인 균형감각이 엎어진다. 과대망상이라는 단어는 크다 또는 훌륭하다는 뜻의 어원을 갖고 있다. 당신이 스스로 크고 우월한 무엇이라고 믿는 것이다. 과대망상은 인간 본성에 단단히 자리 잡은 내재적 특징이다. 뭔가 남보다 뛰어나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중요한 사람처럼 느끼고 싶은 깊은 욕구에서 연유한다. 본인의 과대망상을 자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과대망상을 키우는 데 기여하는 요인들이 있다. 요즘처럼 인구감소 추세에서는 어릴 때 응석받이로 관심을 독차지했던 사람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 한때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었던 것 같은 느낌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또한 요즘에는 전문직, 의사나 변호사, 교수조차도 그들의 권위나 전문성을 존중받는 일도 드물다. 단지 하나의 직업으로 간주 될 뿐이다.     예전에 왕이 musician을 광대처럼 불러 그들의 연회장에 흥을 돋게 했다는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었다. 요즘에는 병원에서도 환자나 보호자가 의사를 고용하거나 해고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또 현세대는 기술 덕분에 컴퓨터로 모든 정보를 얻고 유튜브로 기술을 익혀 단시일 내에 원하는 공부를 마칠 수 있다. 또한 소셜미디어는 인간의 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 거의 제한 없는 힘을 갖게 한다. 과대망상 바이러스로 인해 이제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균형 잡힌 감각이나 현실적인 태도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졌다.     지금 세상에는 부정적인 형태의 과대망상도 만연하다. ‘과대망상적 겸손’은 남의 관심을 얻고 도덕적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본인의 과대망상적 충동을 위장하여 겸손함을 공공연하게 보여주고 싶은 욕구이다. ‘과대망상적 피해자’도 있다. 그들은 자신을 최악의 유형에 빠져들게 하거나, 실패하거나, 고통받을 것이 확실한 상황 속으로 자신을 몰아가는 경우이다. 과대망상을 방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실적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당신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당신이 자연스럽게 끌리는 주제나 활동을 파악해서 자신만의 강점을 활용하여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봄이 중요하다. 더 현실적으로 되는 것이 더 인간적이다. 쓸모있는 과대망상은 판타지가 아닌 현실에 기초한다. 이는 또한 우리의 능력을 개발하고 갈고닦게 만든다. 우리 스스로 누구에게나 과대망상적 욕구가 있음을 인정하고 에너지를 집중시켜 꾸준하게 노력함이 중요하다. 현실과 대화의 창을 열어놓고 피드백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모든 성공 뒤에는 어느 정도의 행운이나 타이밍도 작용한다. 박수갈채가 커질수록 더욱 신중하고 남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두 발을 땅에 단단히!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새해 마음 과대망상적 욕구 과대망상적 겸손 과대망상 바이러스

2023-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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